보내준 주소를 찾아서 충정로역에 내려 언덕을 오르고 올라 도착한 곳은
금화장 오거리에 위치하고 있던 배달 전문 삼겹살 가게였다.
7평이 안 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주방을 넓게 쓰고 있어서 조리기구들을 위한 따로
구조적인 큰 공사는 필요 없어 보이고 닥트와 바닥 공사도 잘 되어 있었다.
1. 임대료 ->통과
2. 배달 권역 -> 통과
3. 기본시설 공사 -> 통과
4. 권리금 -> 통과
하지만 이 가격에 이만한 물건이 없다는 생각에 바로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부동산 계약을 진행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나비가 되기 위해 긴 시간을 고치에서 기다리다 시간이 되어
힘차게 날갯짓을 하고 날아오르는 나비처럼
방구석에서, 카페를 전전하며 준비했던 계획들을 현장으로 옮길 시간이 됐다.
일단 공사를 해야 한다. 임대인으로부터 받은 15일의 렌트프리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생각으로
공사의 순서를 정해서 나만의 공정표를 만들고 도면도 그렸다.
공사의 진행
첫 임대료까지 남은 날짜 15일
(D-15) 토요일에 계약을 해서 주말 동안 대청소를 한다.
전 가게가 배달전문 삼겹살이라 그런지 가게 안 밖 벽, 문, 천장, 선반, 바닥 등
모든 곳에 유독 기름때가 어마어마하다.
눈은 게으르지만 손은 부지런하기에 주말 내내 닦고 또 닦고 청소를 했다.
이제야 좀 정상적인 가게처럼 보인다.
(D-11) 오전엔 숨고(https://soomgo.com/)를 통해 섭외한
조명 사장님과 조명 설치와 간단한 전기공사를 진행한다.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일단 전기파트는 마무리되었다.
오후엔 집기류를 보러 황학동을 가야한다.
필요한 집기는 테이블 냉장고, 낮은 3구 가스레인지, 서랍형 냉장고,
튀김기, 오븐, 제빙기, 음료 냉장고, 4문형 냉장고,
미트 슬라이서 각종 선반들 정도가 필요하다.
미리 중고 시세를 확인하고 방문했기에 예산에 맞춰 흥정을 시도하고
최대한 깎으면서 원하는 집기들을 찾았다.
가장 중요한 오븐과 4문형 냉장고는 매물이 없어서
중고나라/당근을 통해 찾아보기로 결정하고
다른 집기들만 계약을 하고 마무리한다.
저녁엔 오븐 찾기와 로고 디자인을 진행한다.
마침 로고 디자인은 지인이 관련 일을 하고 있어 쉽게 해결될 듯했다.
(D-5) 일주일 전 의뢰를 했던 로고 디자이너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이번 일은 진행이 힘들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일주일을 기다리며 받은 결과는
너무 황당했지만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하기에 부랴부랴
크몽(https://kmong.com) 을 통해 디자이너를 찾기 시작했다.
맘에 드는 레퍼런스를 갖고 있는 디자이너 분과 일을
진행하기로 하고 남은 자잘한 공사들을 계속 진행한다.
내일은 드디어 집기가 들어온다.
(D-4) 집기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고 나니
이제 좀 진짜 음식점 같은 느낌이 나기 시작한다.
가스 연결을 하려면 빨리 오븐을 찾아야 하는데 물건이 없다....
부동산도 오븐도 나의 예산이 빠듯하기에
맘에 드는 물건 만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로고 디자이너분의 빠른 진행으로 시안이 도착했다.
총 3회 수정까지만 가능하기에 신중하고 정확하게
원하는 요소와 색을 지정해 다시 의뢰했다.
(D-2) 로고는 최종적으로 완성이 되었다.
로고가 나오자마자 바로 간판 사장님께 연락을 드려 전달하고
간판 시안을 기다린다.
이제는 부동산을 찾던 것처럼 오븐을 찾기 위해
중고나라, 당근, 각종 카페들마다 새로고침을 반복해보지만
좀 처럼 새 글은 올라오지 않는다.
(D-1) 렌트프리의 마지막 날이다.
드라마처럼 마법 같은 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여전히 난 오븐을 못 구했고
가게엔 아직도 지난 가게의 간판이 달려있고
전체적인 공사 진행률은 50%가 되지 않는다.
뭔가 가게에서 쿵닥쿵닥하는데 좀처럼
외적으로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보니
동네 주민 분들이 삼겹살집 다시 오픈하냐고? 물어보신다.
첫 임대료 그리고 이어지는 공사
'묵직한샌드위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팔로 치킨 샌드위치 (0) | 2023.01.04 |
---|---|
샌드위치 가게를 시작하며(Part.5 소프트오픈) (0) | 2022.12.14 |
샌드위치가게를 시작하며(Part.3 부동산편) (0) | 2022.12.07 |
샌드위치 가게를 시작하며(Part.2) (1) | 2022.12.05 |
샌드위치 가게를 시작하며(Part.1) (0) | 2022.12.01 |